문창극칼럼 - 우리를 바로알자 .
요즘처럼 답답한 현실에서 우리에게 힘을 주는 소식들이 있었다 .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뉴욕대의 토머스 사전트 교수 가 서울대에 부임한다 .
그의 부임이 뉴스가 아니라 그가 한국을 택한 이유가 관심을 끌었다 .
그는 “한국은 경제학자라면 꼭 한번 연구해 보고 싶은 나라 . ”라며
“한국 역사와 경제는 기적 그 자체 . ”라고 말했다 .
중국의 인권 변호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미국으로 옮긴
천광청 ( 陳光誠 ) 이 첫 공식 회견을 했다 .
그는 “중국 정부는 서방의 민주주의를 그대로 모방할 수 없다고 하나 ,
한국과 일본처럼 동양에도 모범적인 민주주의 나라가 있다 . ”면서
중국은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
이런 말들을 뒷받침해 주는 통계도 발표됐다 .
한국이 인구 5,000 만 명 이상에 , 소득 2 만 달러 이상의 나라인
20-50클럽에 가입한다는 얘기다 .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
앞선 나라들은 미국 , 일본 , 영국 ,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다 .
모두 선진 강국들이다 .
가슴이 뿌듯하지 않은가 ? 감사하지 않은가 ?
밖에서 보는 우리와 안에서 생각하는 우리는 너무 다르다 .
거울을 보지 않고는 자기 얼굴을 알 수 없듯이 ,
밖을 통하지 않고는 내 모습을 잘 모른다 .
밖에서는 우리를 부러워하며 배우고 싶어 하는데 , 정작 안에서는
세계 최악의 나라인 북한을 배워야 한다는 주사파들이 판치고 있다 .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
아니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를 얼마나 비하하면서 지내는가 ?
백조인 줄 모르고 미운 오리라며 괴로워하는 꼴이다 .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 놓고도 지지리도 못난 때를 잊지 못해
거기에 얽매여 있는 게 우리 모습은 아닌가 ?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
고난과 부끄러운 시절이 있었던 것을 부인하자는 말이 아니다 .
그 시절을 극복하고 이처럼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방점이 찍힌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
그리고 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
한국의 이 같은 성취는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
한국의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갖는 공통된 질문이다 .
하버드대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문화적인 접근을 했다 .
한국의 발전은 일본 ‧ 중국 ‧ 싱가포르 등과 같이 유교문화의 덕이라고 했다 .
물론 그것도 한 요인이다 . 어떤 사람은 새마을운동을 원동력으로 꼽는다 .
그러나 그뿐일까 ? 세계 구석구석으로 보따리를 들고 다닌 무역 일꾼 ,
나라를 지킨 군인 , 아이들 교육에 온몸을 바친 부모들… .
발전 요인을 찾자면 수천 , 수만 가지가 넘을 것이다 .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한 작업일지 모른다 .
사회과학에서 가장 과학화되었다는 경제학조차
불과 몇 가지 요인만을 감안한 모델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것으로 경제현상을 설명 ‧ 예측하려 한다 .
그러니 어떤 경제학자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
하물며 한국의 발전 같은 총체적 현상을
몇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
그래서 ‘기적 ' 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
이 세상 어디서도 다시는 한국 같은 나라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
이성과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
샤머니즘으로 본다면 운과 운명이요 , 종교적으로 말한다면 신의 섭리다 .
신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기로 예정했기 때문이다 . 그 이유는 모른다 .
기나긴 세월 고난을 겪은 우리가 불쌍해서인지 ,
아니면 어떤 사명을 맡기기 위해서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
뒤돌아 보면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는 현명했다 .
안보를 먼저 튼튼히 한 뒤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
그리고 민주주의를 완성했다 .
이 순서가 거꾸로 됐더라면 지금의 우리가 될 수 없었다 .
우리로서는 이러한 결과를 감사히 받아들이고 , 책임 있게 처신을 해야 한다 .
지금의 결실을 어느 한 계층이나 세력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오는 데 모두가 참여하고 애썼기 때문이다 .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우리를 ' 동방의 등불 ' 이라고 불렀다 .
일제 탄압을 받던 고난의 시절이었는데도 이미 우리의 싹을 보았던 것 같다 .
“그 등불이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 ”
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
경제발전과 성장이라는 면에서 우리는 일정 궤도에 올랐다 .
이제는 가치 있는 공동의 삶에 신경을 써야 한다 .
지금까지 보수적 가치가 우세했다면
앞으로는 진보적 가치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
단 조건이 있다 .
진보에서 친북은 분리해 내야만 한다 .
그래야 순수한 진보가 더 성장할 수 있다 .
나라의 균형을 위해서다 .
과거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아시아 ‧ 아프리카 나라들이
고난 속에서 성장한 우리를 지금 바라보고 있다 .
그들은 제국주의 역사를 가진 선진국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
그 구미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 포 퓰리즘 , 정신의 쇠락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
그들의 깃발은 이미 색이 바랬다 .
우리가 새 깃발을 만들어야 한다 .
번영과 행복 , 자유와 책임 , 개인과 전체가 조화된 나라 ,
그 깃발 높이 들어 그들의 길잡이가 되자 .
문창극 중앙일보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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