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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 명 을 /모 윤 숙

곽대감 2009. 11. 16. 22:42

 

 


♧ 이 생 명 을 /모 윤 숙 ♧




    임이 부르시면 달려 가지요. 금띄로 장식한 치마가 없어도 진주로 꿰맨 목도리가 없어도 임이 오라시면 나는 가지요. 임이 살라시면 사오리다 먹을 것 메말라 창고가 비었어도 빚덤이로 옘집 채찍 맞으면서도 임이 살라시면 나는 살아요. 죽음으로 갚을 길이 있다면 죽지요. 빈 손으로 임의 앞을 지나다니요. 내 임의 원이라면 이 생명을 아끼오리 이 생명의 온 피를 다 빼어 바치리다. 무엔들 사양하리 무엔들 안 바치리 창백한 수족에 힘나실 일이라면 파리한 임의 손을 버리고 가다니요. 힘 잃은 그 무릎을 버리고 가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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