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아끼지 말아야 할 세 마디
영희 씨네는 맞벌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편 혼자 버는 돈으로
아이 둘까지 키우려니 영희 씨나 남편이나 절약이 몸에 배었다. 하지
만 영희 씨도 이번만큼은 남편에게 새 구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주말에 남편을 데리고 나가 구두 한 켤레를 산 것이었다.
다음 날부터 영희 씨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남편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 '하고, 물론 영희 씨는 낭비라고
는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절약만으로는 남편의 짐을 덜어줄 수 없다
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고민 끝에 남편 몰래 '자동차 판매 안내"책자
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계획을 세운 것이다.
남편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마음에 책자를 들고 거리로 나간 영희 씨
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창피해서 얼굴도 들 수 없었다.한참을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영희 씨는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용기
를 냈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거나 책자를 내민 영희 씨의 손을
매섭게 뿌리치는 사람들 때문에 영희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
고 싶었지만, 남편이 매일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
각이 들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항상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집에 들어가던
영희 씨는 그날따라 들고 나온 책자를 다 나눠주지 못해 조금 늦게
집에 들어갔다.이미 남편은 퇴근해 있었고,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있었다. "여보, 미안해요. 금방 저녁 차릴게요."
"......."
남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영희 씨는 자기가 늦게 들어와서
남편이 화가 났다고 생각하고는 얼른 맛있는 저녁을 차려서 남편의
화를 풀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경쾌한 도마질 소리와 찌게 끓는 소리가 부엌을 가득 채우더니 드
디어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해졌다.
"여보, 저녁 다 됐어요. 어서 오세요."
영희 씨는 남편을 데리러 안방으로 갔다.하지만 그곳에 남편은 없
었다.
"여보 어디 있어요?"
욕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남편은 아직도 욕실에 있는 모
양이었다.장난기가 발동한 영희 씨는 남편을 놀려주고 싶어서 욕실
문을 열어제쳤다.그러자 거울속에 벌겋게 충혈된 남편의 눈물자국이
비치고 있었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남편은 영희 씨를 덥썩 끌어안았다.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남편은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광고 책자를 돌리는 아내의 모습을
사람들 틈바귀에서 보았던 것이다.
"당신 봤군요."
"......."
"왜 당신이 저한테 미안해요. 오히려 제가 미안하죠. 여보, 미안해
요.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영희 씨 부부는 찌게가 다 끓고 있을 때까지 그렇게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남편의 말 한마디가 아내의 인생을 결정한다-

남편들이 평생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바로 이 세 마디 말이다.
이말은 아무리 낭비해도 괜찮은,아니
낭비하면 할수록 좋은 말이다.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이 말만 아끼지 않는다면
세상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란 없을 것이다.
전건이

| | | |